
" 나만 잘하는" 아이보다 "함께 행복한" 아이로 : 소규모 시골학교로의 입학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네요. 작년 이맘때쯤 이사 준비로 정신없이 보냈던 것 같은데 어느덧 1년의 시간을 지나오게 되었어요. 오늘은 작년 이맘때의 마음과 상황을 생각해 보며 좋은 추억으로 남은 저희 가족의 시골살이 시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느지막이 낳은 아이는 누구나 다 느끼는 내 아이는 소중해 내아이는 똑똑해.. 하는 그런 도치맘은 아니고요. 둘째예요??라고 소리 들을 만큼 개똥이로 키운 외동맘이에요. 제 나름의 육아와 훈육 철학(? 철학이라고 하기엔 근사하지 않습니다만)으로 외동아이를 혹독(?)하게 키우는 요즘 엄마 아닌 엄마입니다.
저희 가족은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시기 1년 전부터 그러니까 아이가 7세가 되는 2024년에 큰 결심을 하게 되어요. 번쩍번쩍 편리함과 쾌적함이 가득한 신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아이를 위한 모험을 해보자 하고 결정을 하게 되어요. 사실 이 결정의 제일 큰 산은 절대 이사 가지 않겠다는 남편이었고 아이는 그저 마당 있는 집 그토록 키우고 싶다는 강아지에 대한 로망으로 꼬시기는 쉬웠습니다.
어찌 보면 오로시 제 고집으로 이사를 결정하며 1년 가까이 소규모 학교와 전원주택을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이런저런 맞춰야 하는 조건들이 한가득이었지만 1년을 찾고 찾고 찾다 보니, "아 나 의지의 한국인 맞는구나!! "꼭 찾고 말 리라 하는 저의 신념에 스스로 감탄을 하기도 했었답니다.
1년여의 노력 끝에 남편의 조건과 제가 찾던 그런 곳을 찾기는 찾게 되더라고요. 진짜 학교 찾고 집 찾고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지는 차차 이야기할게요.
저의 노력이 허무하게 지금의 동네로, 지금의 아이 학교로 온 계기는 정말 어느 무더운 여름날 마음 답답하여 드라이브나 할까 하고 우연히 지나치며 본 시골학교의 모습에 빠져드는 것으로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찾고 찾아도 딱 맞는 곳이 없더니..
여기 이런 곳에 학교가 있었네! 하다가 여기다 여기구나 하며 그 후로는 5개월을 넘게 그 학교 주변으로 집을 찾아다녀 보았던 것 같아요.
이런 우연함이 그리고 아이는 꼭 시골의 조용한 소규모 학교를 보내겠다는 나의 고리타분한 사고방식들이 그날의 선택이 1년 이 지난 지금 어떤 기적 같은 변화를 가져왔는지 이야기하려 해요. 저희 개똥이 같은 아이의 초소형학교에서의 1학년 생활이야기입니다.
1. 내성적이지만 도전적인, '호기심 대장'의 성장을 위해
저의 아이는 조금 내성적인 편입니다. 어떨 땐 내성적이 맞긴 한가 싶을 때도 있지만 마음도 여리고 상처도 잘 받고 하는데 또 그것을 들어내지는 않는 알다가도 모를 깊이를 가지고 있는 듯했어요. 어릴 때 당찬 아이의 모습이 강했는데 한해 한해 지나 갈수록 소극적인 아이가 되는 듯하더라고요. 저나 남편도 내성이 바탕인 인간들이라 그 성품 그대로 닮았구나 합니다. 그렇지나 아이는 날카로운 관찰력과 인내심, 그리고 무엇이든 직접 해보고 싶어 하는 도전적인 호기심이 숨어 있는 아이이기도 했어요. 이런 면이 나이 많은 엄마가 체력을... 소진하게 하는 포인트이며.... 저의 로망 우아한 육아는.... 없다가 된 현실 육아.. 그 잡채.. 퐈이어 한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나날들이 많았어요.
아이는 주변 환경에 쉽게 휩쓸리기도 하는 아이였고 친구의 마음에 쉽게 상처받기도 하는 아이이기도 했어요. 저는 아이가 타인의 속도가 아닌 자신의 속도로 세상을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미디어 노출 없이 책과 오로지 나와의 시간으로 키우는 아이였기에 이런 시간들 조금 더 무해하게 키우고 싶다는 늙은 엄마의 욕심이 가미되기도 했어요. 학교라는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으며 경쟁이 아닌 자아 성찰을 배우는 곳 학교에 대한 좋은 인식과 친구들에 대한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곳, 시골 학교는 그런 면에서 최고의 선택지였습니다.
2. " 학교가 365일 매일 가고 싶어요!"
시골살이 1년 이제 예비초 2가 되는 아이, 저희가 받은 가장 큰 감동은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 한마디였습니다. " 엄마, 난 학교가 365일 가고 싶어.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어!"라는 이 말.. 매일매일 학교에 가고 싶다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지는 이 한마디가 모두가 말린 저의 시골생활이 잘못되지 않았구나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해 내는 아이의 마음이며 말이었어요.
전교생이 60명 정도의 1학년 학생이 11명뿐인 이 작은 학교는 아이에게 집만큼이나 따뜻한 공간이 되어 주었어요. 다문화 가정, 도움반 친구, 그리고 중간에 전학 온 친구까지, 서로 다른 빛깔을 가진 11명이 아이가 모여 우리는 한 팀이야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특히 아이가 아니 반아이들 모두 담임 선생님을 "학교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깊은 신뢰와 안정감을 느낀다는 사실이 부모로서 얼마나 감사한 일이지 이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아이에게 긍정의 신호인지 알 수 있었답니다.
3. 친구는 경쟁 상대가 아닌 ' 함께 걷는 동반자'
저는 아아 이게 "친구는 경쟁 상대가 아니야"라는 가치를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오직 진정한 경쟁은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와 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이가 나만 최고야라고 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컸으면 했어요.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을 심어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시골 학교의 소박한 교실은 이 가르침을 실천하기에 완벽한 곳이었어요. 아이는 전학 온 친구와 도움반친구를 살뜰히 챙겨 달라는 담임선생님의 부탁을 진실된 책임감으로 수행해내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자신이 아는 지식을 친구들에게 기쁘게 나누어주며 아이는"나누는 기쁨"과 "성취감"이라는 보석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4. 뽐내지 않는 의젓함, 지식의 나눔이 가져온 자신감
시골살이, 시골학교 1년을 보내오며 아이에게 가장 기특하다고 느꼈던 점은 아이가 자신의 유능함을 '뽐내기'가 아닌 '도움'으로 풀어나갔다는 점이에요. 어릴 때 부너 저와 꾸준히 이어온 집공부 덕분에 교과과정을 수월하게 익힐 수 있는 큰 힘이 되었고 그렇다고 아인 결코"나만 잘해" 라며 우월감을 드러내지도 않았어요.
가끔은 왜 공부해야 해..라고 묻는 아이와의 힘겨루기가 무척이나 버겁기도 했지만 1학년을 보내고 있는 어느 날 아이가 그러더라고요 "엄마 나는 공부가 사실하기 싫었거든? 근데 학교 다니다 보니까 엄마가 나한테 왜 열심히 가르쳐 줬는지 알겠더라. 엄마 고마워요!"라고
엄마가 알려준 공부로 내가 친구들이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게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는 아이의 말들이 공부를 잘하지 않았던 어설픈 책육아 어설픈 집공부를 해주는 늙은 엄마로서는 참 걱정 가득했던 엄마마음을 녹여주는 말이었어요.
담임 선생님께서도 아이가 뽐내는 것이 아닌 조용히 묵묵히 친구들을 도와주고 나만 잘해하는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 참 고마웠다고 가장 많이 칭찬해 주셨어요. " 잘났다 자랑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가 아는 것을 친구들에게 잘 알려주는 속 깊고 책임감 있는 아이예요. 잘 난 척으로 학습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의젓함이 참 예쁜 아이고 제가 많이 고마워하고 있어요."라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이 엄마인 저에게는 개똥이 마이웨이지만 학교에선 잘하고 있구나 싶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었답니다.
공부라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미리미리 해둔 덕분에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아이는 스스로를 향한 건강한 자신감을 쌓아가고 있었어요. 친구들 역시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이에게 편안하게 물어보며 다가왔고 우리는 한 팀이야 하는 마음 가짐으로 어느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게 순수하고 끈끈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무모했을 저의 시골살이와 소규모 시골학교로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는 것 같았답니다.
아이의 초등 1학년, 시골살이 1년을 돌아보며
물론 시골사리가 늘 낭만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아이가 자연 속에서 마음껏 숨 쉬며, '학교 엄마'의 사랑 속에 친구들과 편견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행복 축복인 것 같아요.
남을 이기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어제보다 더 다능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타인을 돌볼 줄 아는 마음을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 초등학교 1학년! 매일매일 설렘으로 등교하는 저희 아이의 등굣길이 꽃길과 풀길을 넘어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길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고 감사함이에요.
앞으로 저희 가족의 좌충우돌 시골 생활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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